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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소원풀었네^^*

큰 애가 다섯살 때쯤이었던 걸로 기억이 된다 .

차를 사고 얼마 되지 않아 장거리 여행을 작정하고 나서서 간 곳이

지리산 쪽이었다.

정령치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기에

안개 자욱한 산 길을 오르고 올라 정령치에 다다랐을 때

정말 눈 앞에 보이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여름인데도 한기가 느껴지기에 꿀차를 사서 한 잔씩 마시고 

육모정쯤 내려왔을 때 본닛에서 연기가 살살 올라오고 있었다.

놀라서 내려보니

기어변속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해서 라이닝과열로 그런거라고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이 처치 방법까지 일러 주었다.

물 한 바가지 얻으러 들어간 집에서 백숙을 시켜먹는 사람들.

순간 자동차는 잠시 잊고 나도 저거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후 살림을 하다보니

유원지의 음식 값이 비싸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가능한한 여행지에서 특산음식들을 먹는 일 보다는 여행은 하되

집에서 준비 해 간 것으로 밥 지어 먹고 라면 끓여 먹고... 그랬다.

마음속에는 늘

육모정에서 보았던 쟁반에 놓인 김나는 백숙이 아른거렸지만

그럴 때  마다  집에서 해 먹곤 했는데...

아무래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

언젠가 나도 유원지에 여유롭게 앉아 백숙을 시켜먹어야지 했었다.

참 작은일에  집착아닌 집착이다.

 

 

오늘 우리집 가장이 쉬는 날이라고 먼 곳 휴가는 못가지만 가까운 곳에 다녀오자 하여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오는데

00유원지 입구에 닭 백숙이란 글자가 크게 눈에 들어왔다.

아하~ 그래 오늘은 그 소원을 풀어보자.

남편에게 보신 해준다는 명목아래

백숙 한 마리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다.

20여년이 넘도록 벼르던 일이다.

 

참말 나도 답답한 사람이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건만

그동안 왜 끙끙거리고만 살았는지...

집에 돌아와 포만감에 쉬고 있는데

 장남이 눈치를 챘는지

일찍 퇴근하여 오고 있는 중이란다.

우리만 나가 먹은게 죄스러워 애쓰는 장남을 위해 백숙을 끓이는 중이다.

잘 먹고 기운내서 여름동안 직장에 잘 다녔으면 하는 엄마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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