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서 커피는
밥은 잊어도 커피는 잊지 못하게 하는 묘한 마력으로 자리한지 오래 되었지요.
제가 커피를 처음 접한 것은 1967년도 봄이었습니다.
친구 오빠가 파월병으로 다녀오며 가져온 일회용 미제커피를
한 웅큼 씩 가져온 옆자리 친구 덕에
커피는 맛만 보다 쓰다고 버리고
프림은 맛있다고 서로 먹으려 했던 종이 봉지속의 커피
그래도 쌉쌀한 맛이 좋아 두 가지를 섞어 입에 넣고 오물오물
그땐 왜 물에 타서 마실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후 한동안 잊고 살다가
고교 졸업 후
선생님이 가지 말라던 그 다방에서
계란 노른자를 동동 띄워주는 모닝커피도
여름의 냉커피도 즐겨 마시게 되었지요
요즘이야 유명브랜드 커피점들이
번화한 거리를 다 채우고 있고
작은 동네골목에도 바리스타들이 운영하는 커피점이 홍수를 이루고 있고
값도 천차만별
주부인 저는 가정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중인지라
인스턴트커피를 애용하는 편이지요.
나 같은 짠순이가
루왁커피를 맛본다는 것은 언감생심
그냥 그런 커피도 있다더라~ 하고 있던 차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위가 일시 귀국하며 가져 온 선물
루왁커피였습니다.
그동안 어떤 맛일까 궁금했던 나의 눈은 커졌지요.
무슨 맛이기에 한 잔에 5만원이나 한다고 했던 것일까?
사향고향이의 향은 어떤 향일까?
참 궁금했지요.
다음 날 한동안 안 쓰던 커피메이커를 꺼내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고
나의 후각은 예민하게 반응 했습니다.
암튼 은은한 커피향이 집안을 가득 채우고
넓어진 나의 코 평수 바빠졌습니다.
드디어 다 내려진 커피 조심스레 향을 맡고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마시고 또 마시고...
나는 예민하지 못했습니다.
루왁커피와 기존에 마셔왔던 커피의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지요.
환상이었을까요?
조금 부드러운 맛이었다고 느끼기만 했습니다.
오늘 아침도 루왁커피를 내리며
커피 향에 취하고 있습니다.
누가 다른 곳에서 루왁커피를 내민다 한들 구분은 못하겠지만
그저 커피 향 , 그 향이 좋습니다.
나의 하루를 생기 있게 만들어 주고
잠시라도 우아하게 만들어 주는 커피
나도 커피를 많이 사랑하는 사람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배경음악:Stay in my heart / Kelly Simonz♬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가위 (0) | 2015.09.28 |
---|---|
정확한 절기 (0) | 2015.08.12 |
병원 가는 일이 두렵다? (0) | 2015.06.10 |
기상 ! (0) | 2015.05.19 |
아들 결혼식에 지인들이 보내준 폰 사진들 (0) | 2015.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