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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한가위

한가위 밝은 달이 두둥실 떴다.

오늘은 Super moon이란다.

그래서 유난히 더 밝은가보다.

동문에 나가보니 탁 트인 하늘엔 밝은 달,

달마중 나온 많은 사람들

시댁에 다녀 온 딸과 셋이서 우리도 그 대열에 합류 성곽을 걸었다.

 

 어려서 바깥마당 끝 야트막한 언덕에 달이 떠오르면

엄마는 늘 내게 물으셨다.

네가 보기에 저 달의 크기가 얼마만하냐고...

그 때 바라보던 달은 아버지 밥그릇만 하다고 난 대답을 하면

다시 자세히 보거라

정말 그만밖에 안보이냐~

아무리 달리 보려해도

내 눈엔 고봉으로 담긴 아버지의 밥그릇정도로만 보이는 것을 어쩌랴.

 

면사무소 마당에 공짜영화라도 들어오는 날이면

그림자 밟으며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비추던 그 달은 크기와 상관 없이 참 유난히도 밝았었다.

시험공부한답시고 등잔불 켜 놓고 앉아도

창호지를 비추던 달이 더 밝았던 것 같기도하고

별과 달은 나의 유년시절 좋은 친구가 되어 내 혼잣말도 다 들어 주기도 했었지.

 

나이를 먹고

요즘 바라보는 달은

어쩌면 그렇게 크게 보이는지

운동장만 하기도 하고

그 안에 상상할 수 없을만큼 또 다른 우주를 품은 것도 같고..

저리도 큰 달이 왜 어려선 그렇게 작게 보였던 것일까?

달이 크게 보여야 이담에 큰 사람이 된다던데

그래서 나의 삶이 고단했던 것일까? ㅎㅎ

이제라도 아주 크게 보이는 달이 있어

나의 노년은 모든게 편안한 일만 있으려나보다.

효심 지극한 아들 딸과 며느리 ,사위도 있으니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내년엔 손자나 손녀가 있어 함께 달을 바라 볼 수 있다면 더욱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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