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결혼 전 저와 둘이서 여행을 가고 싶어 했지요.
장소는 코타키나발루 휴양지
저희들 키워 주시느라 애쓴 것에 대한 포상휴가라나요.
그런데 막상 결혼 날을 받아 놓고 보니 준비로 바빠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요.
그렇게 3년이 지난 5월
갑자기 그 여행을 가자는 거였습니다.
절호의 기회가 왔답니다.
아들은 시크릿이 통한 거라 했고 남편도 쾌히 다녀오라 말해 주었지요.
딸은 회사에서 포상휴가를 그곳으로 가게 되었고
비용을 부담하면 가족을 동반해도 된다는 조건이었지요.
사위는 해외에 있고 ,아직 아기가 없는 딸과 저의 여행은 그렇게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고
드디어 먼 곳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결혼 전 전국을 다람쥐처럼 돌아다녔던 저는 그동안 아이들 키우고 독립시키기 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쳐 두었던 해외여행 .
어쩌면 이제서 해외를 가 본다는 게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지금 설렐 수 있음도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주최 측에서 다 준비 해 주는 터라
저희는 말 그대로 휴식만 취하고 놀면 되는 것 이었습니다 .
무더위 빼고는 너무 좋은 환경.
꽃들도 새들도 무척 많고 먼지는 없는 것처럼 반짝이는 나뭇잎들
바다도 하늘도 구분 지을 수 없을 만큼 파란색은 저를 물들게 할 것 같았습니다.
따뜻한 바닷물에서 물고기들과 놀기도 하고
맹그로브 숲을 보트타고 돌아보기도 했고
이런저런 바닷가 놀이도 했지요.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도 좋더군요.
사람들은 여유로웠고 친절했습니다.
그렇게 꿈같은 며칠이가고
촌 아지매 첫 해외여행은 끝났지만
딸과 둘이서 그동안 마음에 있던 이야기들을 오래도록 나누었고
팔베개하고 누워 엄마냄새가 좋다는 딸과 맘껏 안아보고 그랬습니다.
언제 어른이 되었는지
저의 보호자노릇도 잘 해주고
뒤바뀐 역할이 되어 저는 딸아이를 졸졸 따라 다녔습니다.
짧은 시간의 여행이었지만
제 마음속엔 오래도록 비타민이 되어 남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남편과 함께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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