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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얻은 떡이 두레반으로 하나 가득

 

하지가 지나고 나니

농촌 어르신들이 감자를 팔러 상가 앞에 많이 나오시는 요즘이라

빨간 감자에 눈길이 가기에 한 바구니 사들고 와 쪘다.

하얀 감자보다 수분이 적은 느낌과 얆은껍질이 나름 색다른 맛이었다.

 

한 두개 먹고 나니 초인종이 울린다.

옆집 새댁이 고향집에서 보내왔다며 나누어먹자고

감자와 양파를 한봉지씩 건네준다.

우리 애들보다 어린 나이지만 두 애기들을 아주 야무지게 잘 키우는 함안댁이다.

어르신들 땀 흘려 가꾸신 농산물은 그냥 받기가 참 송구스러운 마음, 감사 감사 ,

 

빈 상자를 찾아 정리 해 두고 있는데

아들의 전화

늦은 시간에 오는 전화는 조금 걱정이 된다 왜? 어인일로?

엄마 왜 그리 놀라셔요~ 집에 잠깐 들를 테니 일찍 주무시지 마시고 기다려 주세요 ^^ 찰칵!

뭔 일이래? 목소리가 그리 나쁘진 않으니 안심이지만 , 살림 난 아들의 저녁 전화는 흔한 일이 아닌데...

30여분 뒤 도착한 아들 , 문 좀 열어달란다.

지가 열고 들어오지 (문 활짝)

손에 들린 상자 그건 뭐야?

장모님이 모처럼 텃밭농사 지으셨는데 감자를 많이 캣다고 들려 보내셨단다.

감자, 양파, 복숭아 한 상자씩 ,

그리고 아주 활짝 웃는 며느리, 저녁에 선물로는 대박이다.

김치 담아 놓은 걸 보더니 맛나 보인다기에

조금 덜어 주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바이 바이 해서 보내고 들어오니

곧 버튼 누르는 소리

뭘 빼놓고 갔나?

 

내다보니

퇴근하는 남편 손에 자루가 하나 들려있다.

당신도 감자?

응 ~ 당신 감자 좋아하는데 잘 됐지?

거래처 사모님이 농사지어 캣다고 한 자루 주셨다네.

 

뭐야 뭐야 얻은 떡이 두레반으로 하나 가득이라더니

오늘은 감자 수확한 날도 아닌데 두 박스나 된다.

올여름 두 식구 감자는 넉넉하게 먹고살게 되었다.

아참! 양파도 한 상자

참 식복은 타고난 강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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