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는 국경일
우리 집에는 가경일(제가 지은 말입니다 ㅎㅎ)
새 달력에 빨간 글씨는 아니지만
매직으로 굵게 표시하는 우리 집 가경 일이 3일 있는데
첫째:일가 창립기념일 (결혼기념일)
둘째:우리집 가장 생일
셋째:그리고 내 생일.
애들은 출가 했으니 각자 알아서 챙길 일이고요.
새 달력 받아 들고 표시한다는 게 코로나에 정신 나가 깜박했더니
새벽같이 멀리 있는 딸아이의 문자가 도착합니다.
엄마 아빠가 결혼하셔서 저희들 이 있다고 감사하다며
같이 축하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현금도 슝~~~!
아하 그랬지.
그때도 엄동설한에 폭설로 교통은 마비되고
야외 초례청에서 맞절하다 미끄러지고...
우리 집 가장의 이야기를 또 아니할 수 없는 일.
딸이 보낸 현금은 엄마 계좌로 들어왔기에
♡오늘 우리 기념일을 어떻게 마련할까요?
케이크를 하나 살까?
♥케이크, 그거 생크림 걷어 내면 쪼끄만 빵 쪼가리 먹을게 뭐 있다고
♡그럼 화훼농가 어렵다는데 꽃이라도 한 다발 사다 꽂을까?
♥꽃도 비쌀 텐데 그거면 쌀 한 포대 사다 한 달을 먹겠다.
그래도 식사는 해야지 싶어
♡뭘 먹으면 좋을까?
♥글쎄~~~@@@@@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서론이 긴 것은 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저는 특별한 날은
경치 좋은 호텔에 가서 와인잔은 못 기울일지라도
분위기 찾아 파스타라든가, 피자라든가
아니면 랍스터라든가 ㅎㅎㅎ 뭐 그런 거 먹어 보고 싶은데
남편의 속내는 훤히 보입니다.
생선회를 좋아하니 횟집을 가고 싶은 것.
저는 자랄 때 습관이 안 된 탓인지 지금도 생선 종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40여 년을 살아왔어도
식성은 영 달라 외식하자면 결국 맘 상하고 돌아오는 일이 많지요.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결론은
길도 미끄러운데 날 풀리면 그때 가까운 바닷가라도 가서
기념일을 소급하자는 거였습니다.
이쯤 되면
초치는 남자 맞는 거지요?
암튼 인연으로 맺어져 이만큼 살아왔으니
남은 생도 있을 때 잘해라는 명언, 실천하며 잘 살아 보려고요 ^^
서울 코리아하우스에서
사진속의 가족중에 여덟분은 세상을 뜨셨네요 ㅠㅠ
Last Day Of Winter - Vladimir Ster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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