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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신 문물접하기/2022-01-19

종일 눈이 내린다. 

저녁에 이벤트로 맛난 것 사주겠다는 약속을 다음으로 미루고 싶지만 

됐다 됐다 하면 아주 돼 버릴까 하여 

눈길을 달려 레스토랑에 갔다.

 

사실 나이들어가며 우아하게 식사할 일도 별로 없고 

청국장이나 찌개,탕,찜 이런 것에 익숙한 우리는 

포크, 나이프 사용하는 것부터가 불편하다. 

그래도 오늘은 마음이라도 우아하고 싶은 날 

기념일이잖은가. 

 

깔끔하고

젊은 연인들이 곳곳에 앉아 있으니 분위기도 좋다.

안내하는 자리에 앉으니 

태블릿 PC를 앞에 놓아주며 메뉴를 골라 주문 바구니에 담고 

완료를 클릭하면 주문이 끝난단다.

순간 (이런~~) 하고 있었지만 

천천히 눈치껏 클릭 클릭 

파스타와,스테이크 주문 완료.

 

잠시 기다리니 

뭐라 뭐라 이야기하는 기계가 옆에 와 멈춘다. 

아하 네가 로봇이구나.

로봇이 서빙을 한다더니 정확한 테이블로 와서 인사까지 한다. 

옮기고 완료 누르니 신통하게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서 있다. 

눈 코 입만 없었지, 요물이다. 

 

그렇게 저녁 식사하고 

아르바이트생에게 친절한 설명 다시 듣고 

다음엔 다른 메뉴를 드셔 보라는 추천까지 받고 나왔다. 

 

요즘은 대형매장에 가면 거의 키오스크로 자동 주문하는 게 보편화되고 있으니

모르고 살면 처진 세대로 편입될까 두려워서

신문물 앞에 용감하게 서 본다. 

참 많이 변한 세상이다. 

 

물향기수목원 정문 앞 파스타전문점 

비다벨로(아름다운 인생) 

요것이 배달하는 로봇 

한번 폼 내는 것은 좋지만 

집에 끓여 둔 비지찌개 생각 간절한 촌 할매의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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