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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따라바람따라

접시가 깨진다구요?

초롱이친구가 강화에 쌀을 가지러 간답니다.

비단옷이 중간에서 추임새를 넣어 삼총사가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따라 나선 두 혹을 달고 강변로를 슝슝 달려서 간 곳은 강화도의 시골마을이었습니다. 

길가에 서 있던 참오동 나무의 수형이 예뻐서 잠시 내려섰습니다.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요?

접시가 뭡니까?

우리 비단이친구 얼마나 즐겁게 해 주는지 차가 거져 굴러 가지요

 

매화마름 군락지가 있다기에

얼른 달려가 보았습니다.

송홧가루가 덮힌 논은 모내기가 시작 되지 않아 다행히 매화마름이 피어 있었지요.

모내기 철에 갈아 엎고 벼 농사를 지으면 다음 해 다시 매화마름이 자라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먼저 온 어떤이는 논두렁에

엎드려 논으로 입수직전이었고

우리들은 바지를 걷고 들어 갔지요.

거머리가 무섭기도 했지만 오로지 작품(?)을 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열심입니다.

 

 

 

 

 

허기를 느낄 때쯤 에라...

난 작품이고 뭐고 모르겠다

논둑에서 놀기나 해야지.

 

 

주름잎도 보이고

 

 

 목이 길어진 꽃마리도 보이고

 

 

 벼룩나물은 지천으로 꽃이 피었지요

 

 

 

갈아 앞은 논에는 백로들이 우렁이나 미꾸라지를 잡는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매화마름은 농약을 치는 논에서는 자라지 않는답니다.

 

어디서 날아 왔는지 제비나비는 상한 날개짓이 힘들었나봐요.

잠시 휴식중...

 

점심은 강화쌀로 지은 맛난 것으로

초롱이네 시댁 큰형님 댁에서 신세지고

미나리며 시금치며 다 내어 주시는 큰정도 담아 가지고 강화를 한바퀴 돌아 서울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대파에는 작은멋쟁이나비며 배추흰나비들이 날아 다녔습니다.

 

 

 

마당가에 마거리트도 활짝 피어 서울 손님 잘가라고 인사 합니다.

 

애기똥풀이 피어 있는 뒤안길이 정겹습니다.

 

동네를 벗어나 야트막한 산자락에 피어 있는 붓꽃들...

애기똥풀과 함께 있으니 심심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산모퉁이 돌아서니

큰꽃으아리도 피어 활짝 웃고...

먼저 진 꽃자리엔 씨앗도 맺혔습니다.

 

사진을 찍는다고 다 작품이 되지는 않지만

그 과정이 행복하고

어느 한가지 일에 몰두 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자주 나설 수 없어 계절을 다 느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카메라는 제게 아주 좋은 장난감입니다.

 

노는일도 고단한 작업입니다.

종일 많이 웃고 떠들고,수확까지 있었으니 생기복덕일이 틀림 없습니다.

언제나 많이 부족한 저를 위해 기꺼이 나서주는 친구들이 있어

주이는 오늘도 깨진 접시를 떠올리며 웃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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