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땅 접어드니
분위기가 영 다르다
전에 스쳐 가면서 곁눈질로만 보았던 고장
기껏 찜닭 생각이나 하고 별로 맛 나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렸더니
잘못된 나의 생각이었다.
정치,경제,문화,역사,등등...
만능인 베스트드라이버 내 친구의 해설까지 곁들이니 정말 최상의 여행길이다.
천등산 봉정사를 향해 달려 가는길에 종택을 담았다.
메밀이며 참깨 타작하는 여인네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았다.
봉정사 당도하니
소박하며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은 정갈해지고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건축물은 영주 부석사로 알았는데
이곳에서 발견된 대들보의 연대를 살펴보니 극락전이 더 오래된 건축물이었으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의 촬영지라는 설명.
난 이곳에서 간절한 내 소망 하나를 내려 놓고 돌아왔다.
-옴 마니 반메훔 -
번뇌와 해탈은 둘이 아니라는데...
극락전
산신각
극락전
산신각 뜰에 피어 있던 달개비
천일홍은
화무십일홍이 무색하게 고운 얼굴이다.
산사 열매도 빨갛게 익어 가고...
봉정사 우측에 영산암
꽃비를 감상할 수 있다는데 아쉽게도 때가 아니라서...
배려
문지방 넘는 이가 다칠세라
둥글게 다듬어 둔 문지방.
댓돌위의 고무신이 정갈하다.
가을 채비로 문에 창호지 바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영산암 뜰에서 올려다본 배롱나무
어딜가나 흔히 보는 나무였지만 수형도 아름답고 꽃도 아름답고...
봉정사 텃밭에 심어둔 배초향.
나비들이 무척 많았다.
벌개미취의 예쁜 얼굴들 ...
도둑놈갈고리는
숲속에서 영글어가고
댕댕이 덩굴도 파랗게익어간다.
전에는 이 댕댕이덩굴로 짠 바구니가 상품이었는데
지금은 구경을 할 수가 없다.
대웅전 끝에 풍경소리 들으며
내 답답한 마음도 저 끝에 매달아
바람 부는대로 조금씩 덜어 냈으면...
그랬으면 하는 마음에 자꾸만 돌아 보았다.
봉정사를 내려 오는 길가에 앉아
간단히 점심을 대신하고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돌아보기로 하고...
아~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나의 위로가 되고
나의 기쁨이 되고
나의 바다가 되어주는 내 친구들
그대들의 뜰에 영원히 머물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병산서원
하회의 답사적 가치는 어떤 면에서는 히회마을보다도 꽃뫼 뒤편 병산서원이 더크다고 할 수 있다. 병산서원은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 때도 건재한 조선시대 5대 서원의 하나이 다. 병산서원은 그런 인문적 역사적 의의말고 미술사적으로 말한다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건축으로 한 국건축사의 백미이다.
유홍준님/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만대루에 앉아 보니 세상 근심이 멀다.
진즉 남자로 태어나 이곳에서 학문을 닦았더라면???
앞을 보니 병풍을 펼친듯 병산이 내려다 보이고
아래 흐르는 강물은 세월을 잊게 한다.
모래사장,
세월의 흔적
인연의 흔적 ...
귀화식물인 가시박이 점령한 강가 주변.
쓸데 없는 친구들,번식력이 뛰어나다.
모과가 익을 무렵이면 향이 뜰을 가득 채워줄것 같았다.
가시박 잎에서 만난 방아깨비
어린시절엔 얘도 놀잇감이었는데
오랫만에 만난 옛 친구마냥 반가웠다.
화장실
병산서원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사람들이 사용했던 화장실이란다.
달팽이 모양에 지붕도 없으니... 특이한 구조물이다.
깃동잠자리는 오후 햇살에 선텐중?
담장에서 목이 길어진 며느리밑씻개.
병산서원을 나와
하회마을을 보러 갔다.
본디 경치는 멀리서 봐야 한눈에 알수 있고
사람의 마음도 조금은 멀리서 봐야 진심을 알수 있다.
입구에서 대~~충 보고 부용대로 갔다.
부용대에 오르면 더 멀리 한눈에 볼수 있어 좋다는 우리의 메니저.
강건너 마을은 평화로웠다.
부용대에 올라 보니 정말 한눈에 하회마을과 물돌이가 보였다.
한장면으로 담을 수 없음이 아쉬웠지만...
부용대를 내려오며
화산정사
옥연정사
주변에서 만난
우리가 좋아하는 꽃친구들
쥐깨풀
사위질빵
산당화 늦둥이
인동초(금은화)
여우팥
다시 안동시내를 관통
월령교를 보러 갔지.
반영이 아름다운 다리
늦은 오후라 조명이 어두운게 흠이었지만
그 시간에도 잘 보일 수 있는건 하얀 교각 덕분이 아니었을까?
저녁을 주문 해 놓고
안동댐을 보러 잠시 올라갔다.
안동에 왔으니 헛제삿밥을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양반네인 우리들 양반밥을 먹는게 어떻냐구?
그리하여 양반밥으로 한상 받았는데...
내륙지망 음식의 특색이 좀 짜다고 했지?
정말 짜긴 짜다...
서울을 향해 올라 오는 길에 생수 댓병을 비워내고
속들이 가라 앉는다는 느낌이었으니...
어두워진 안동을 벗어나
서안동 IC를 거처 제천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감곡에서 중부내륙고속국도...
그리고 호법에서 중부고속도로...
잠실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었다.
분명 어제 온 길은 아닐지라도
우리 앞엔 늘 새로운 길이 있고
또한 어제와 다른길이기에
서둘러 포기할 일도 서둘러 기뻐할 일도 아니다.
때론 겸손하고
때론 너그럽게 세상과 인연들을 포용할 수 있는 나이...
중년의 멋이 아닐까?
예견하지 않았던 일박이일의 여행.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친구들이 있기에
사랑하는 마음들이 있기에
참 소중한 기억으로 내 마음속에 자리 할 것이다.
떠나면서 돌아 올 때 까지
모든것 도 맡아 애써준 나의 비단결같은 친구
참 고맙네.
그대가 있어 얼마나 든든 했는지
그대가 있어 얼마나 즐거웠는지...
꿈결같은 화려한 휴가였다네.
야들아...
느그덜 늘 그자리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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