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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어머니 기일

 

 

 

 

 

어머니 가신지 20년

가시는 길 고개 넘으시는지

눈을 감으신 채 숨을 몰아 쉬시고

한참을 그리 애 쓰시다

바람처럼 떠나시던 날.

울자격조차 없는 막내 딸

뒤안길 서성이며 할 수 있었던 말...

엄마,죄송해요 ^^

엄마 잘 못 했어요.

엄마 마음 아프게 해 드린거 용서 하세요...

 

그렇게 이별 하고

가끔 가슴까지 차 오르는 그리움

 

내색조차 못하고

내 아이 기르기 바쁘다고

기일을 챙기지 못했습니다.

20여년전

엄마는 유난히 영주를 예뻐 하셨지요.

영주 얼굴 가시는 길에 보여 드리지 못해 죄송했어요.

 

아이가 자라

제 키보다 커지니

엄마의 마음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아요.

제가 아픈것이 낫지 ,아이가 아픈건 어느것으로도 대신 해 줄수 없다는 것을 알고

제가 좌절 하고 힘들어 하던 3년을 엄마는 얼마나 살을 에는 아픔으로 밤을 지새셨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아직도 죄인인 막내딸

언니들의 전화를 받으며

오늘도 차마 엄마 기일에 참석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기대하던 딸이 되어 갈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오늘은 길을 나서는데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았어요.

목적지를 앞에 두고 돌고 또 돌고...

계속 그랬습니다.

지금의 제 삶처럼

눈 앞에 있는 것 같은 제가 가야 할 길이 왜 보이지 않는 것이었을까요?

엄마는 제 마음 아시고 계셨어요?

제가 아직도 불안한 생각 속에 헤매고 있는거 아셨어요?

 

엄마,언제나 그리운 이름

제 아이들에게 든든한 엄마가 되어주라고 말씀하시겠지요?

그럴게요.

아이들 기쁜날에 함께 웃고

아이들 아픈날에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든든한 엄마가 될게요.

엄마에게 하지 못한 말이 있어요.

엄마 ,사랑해요.

하늘만큼 땅만큼...

 

 

 

 

 

 

 

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리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깍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들어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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