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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내 마음 아시는 이

 

 

2~3일 전 부터였던 것 같다.

변기 물탱크에서 가는 소음이 생긴 것이...

어젯밤 뚜껑을 열고 보니 물이 넘쳐 나가고 있는 소리였다.

아래 수도꼭지를잠그려 했지만

마모된 톱니가 말을 안들어 공구를 사용해도 꿈쩍을 하지 않았다.

잘못하다가는 수도꼭지 마져 망가져 밤새 물을 뿜을 것 같아

마음이 쓰이는것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그대로 둘 수 밖에 없었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아는 집에 전화를 했더니

어젯밤 술을 마셔 못일어나니 다른 설비집에 물어 보라 한다.

물은 쉼없이 넘쳐나고

돈이 줄줄 새나가는 소리 같아 심란하기만 했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지만

동네 철물점을 찾았더니 자기네는 그런 기술은 없다고 한다.

다음골목을 가니 설비집이 있고

지나가는 아이에게 필기도구 빌려 전단지 뒤에 전번을 적어 들고 들어왔다.

 

처음엔 받지 않았고 곧이어 전화가 왔기에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얼른 아침 한 술 뜨고 오마고 한다.

 

곧 바로 달려와 준 아저씨

순하디 순한 얼굴이다.

마치 자기 일처럼 걱정을 하고

곧 고쳐 주마고 한다.

함께 사는 이웃들에게 수돗물을 잠시 쓸 수 없으니 양해를 구해달란다.

 

커피 한 잔 드리고

아랫층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오니

물 새는소리 불안 해 커피는 일 다 하고 마시겠노라며 물린다.

 

물리는 손을 보니 손가락이 한쪽은 다 잘려 나갔고

한쪽도 성치 않으신것 같은데

남의 일을 내일 처럼 여기시고

얼른 고쳐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비용도 그리 많이 달라 하신 것 같지 않기에

"아저씨 ,어디가서 야무지게 품 값 잘 못 받으시지요?"

했더니

그래도 자기 양심껏 일 한 만큼은 받는다고 하신다.

 

근심을 해결 해 주신 아저씨가 고마운 것은 더 말할 것 없이

남의 일도 내일 처럼 근심하고 달려와 고쳐 주신 그 분께

감사하며

그 분이 하시는 일에 좋은 결과만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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