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에 다녀 온 수목원에
또 무엇 하러 갔냐고 물으신다면...
내 친구들이 있고
그들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니
때를 맞춰 사랑 해야 함이라...
엊그제 돌아 보지 못했던 길을 선택해서 돌아 보기로 했다.
수생식물원엔 이제 다양한 수초들이 살고 있다.
마름도 언제 이사를 왔는지 터를 잡아 가고 있고...
중부자생원쪽으로 들어서니 갈참나무 잎이 오늘따라 정겹다.
슬픈 전설을 가진 꽃 동자꽃
붉디 붉은 꽃빛은 눈물인지...
얘들아~
일어 나거라
내가 이 곳에 왔다고 엎드려 절 할 것 까지야 없지 않겠느냐~
기생초들이 엎드려 반기니 나의 시선은 어디에 둘지... ㅠㅠ
노랑말채,흰말채는열매를 달고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방울온실에 들어섰다.
원예종일색이라 잘 들리지 않는 곳이다
시간이 멈춘듯 피어 있는 시계초.
부겐베리아
화사한분홍색이 꽃이라 알고 계신가요?
아니랍니다.
작고 흰 꽃이 내 실체랍니다.
브라질아브틸론
이꽃을 따서 꼭지에 살짝 입을 대 보면
아까시꽃 향기가 난답니다.
쉿! 그렇다고 다 따서 맛을 보시면 안돼요~
바나나가 많이 달렸지요?
물향기수목원 직원들 회식 해도 되게 생겼습니다 ㅎㅎ
클레로덴드롬은 요염한 아가씨 속눈썹 같은 꽃술로 유혹하는군요.^^
물방울 온실을 돌아 나오는 길에 딱지꽃이 피었습니다.
기능성식물원으로 들어서니
서너송이 남은 개아마가
그냥 가지 말아요 하며 바지끝을 잡습니다.
마음약한 제가 예쁘게 담아 주었지요.
2m도 훌쩍 넘게 자란 금꿩의다리가 피었습니다.
무엇으로 잡아 당겨야 얘들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을까요?
키 큰 금꿩의다리만 올려다 보다 발아래 보니
벌노랑이가 이제 피어 납니다.
예쁜 병아리를 밟을 뻔 했습니다.
튤립나무 그늘에 우산나물이 목을 길게 빼고 ...
습지생태원으로 나오는 길
조팝나무에 별박이세줄나비가 아주 아주 예쁘게 앉았습니다.
너~ 정말 착하고 예쁘다.
여러장을 담았습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이젠 꽃 뿐만 아니라 움직은 작은 몸짓도 다 보입니다.
네눈박이 노린재가 저를 보더니 서둘러 움직입니다.
얌마, 나두 너만큼은 빠르다구 ~ 아냐?
꼬리조팝나무도 숲을 싱그럽게 보이게 하는친구입니다.
예쁜 옹달샘엔 언제부터인지 물이 마르고
그 곁에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하늘말나리가 누워 피었습니다.
살살 달래 일으켜 보았지만 도도한 표정은 사라졌습니다.
소나무 숲길을 걸어 버섯 모양의 화장실에 다다랐습니다.
옆 작은 꽃밭에 흑종초가 신비스런 모양으로 반기고
출입구 앞 화분엔 완두콩 꽃이 피었습니다.
이무렵은 산수국 철입니다.
멀리 바라보는 푸른 꽃물결도 좋고
한 송이 가까이 마주 해도 참 아름다운 꽃입니다.
양치식물원 한 켠에
좋은 향기를 주는 겹치자가 피었습니다.
향기를 자랑하진 않았지만 아내 전 알아 차렸습니다.
워터코인이라던가요?
한련화 잎을 닮은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아열대식물원은 비좁은 공간에 식재된 나무가 많은 탓인지 어둡습니다.
은빛사철나무가 고와 담았습니다.
석창포일까요?
아주 작은 친구가 예쁘군요.
유실수원의 사과는 알이 굵어지고
뜰보리수는 사람들에게 시달린 후줄근한 모습입니다.
물레나물 그리고 섬백리향,패랭이꽃,용머리등등...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어요.
그 중에 물레나물
뱀무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릴적 친구 얼굴처럼
소박하지만 정답게 느껴지는 패랭이꽃
땅채송화
작다고 아는 체 하지 않으면 안돼요 ^^
호습성식물원으로 가는 데크 옆에 산조풀이 바람을 탑니다.
암먹부전나비도 날아 들었군요.
고추좀잠자리 암컷
등검은실잠자리
노란실잠자리가 산란중입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고추잠자리라지요?
제 눈에는 쏘옥 들어 왔어요.
남개연
넌 진딧물 공격을 용케 피했구나
사랑스러운것~
얘는 돌연변이?
분홍색만피는 곳에 이런 얄궂은 얼굴로 집안 망신을 시키는건지 ...ㅎㅎ
그래도 신기 하다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수목원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 산림전시관 아래 두 개의 평상입니다.
평상에 앉아 땀을 시키려니
이름 모를 버섯이 눈에 들어 옵니다.
모감주나무의 노란 꽃이 횃불처럼 피어 납니다.
궁중 부채를 닮은 미선나무 씨앗이
예쁘게 달려 있습니다.
낭아초도
자잘한 이빨처럼 꽃을 피우고
멍석딸기는 수줍은 듯 산 길에 피었네요.
그늘에 있는 차조기는 보랏빛을 잃었습니다.
햇빛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단풍나무원 길을 따라 수생식물원에 나오니
자귀풀이 많이 자랐습니다.
향토예술원에 핀 참나리
이제 참하게 피어나는 모습을 담는 중
상냥한 아주머니의 인사를 받았습니다.
모자가 함께 나들이 오셨다는데
기념사진을 찍어 드렸지요.
메일주소를 아드님께 받았는데
칠칠이가 잊어 버리고
메모지 받아 들었을 때 외워둔 이름이 생각 나 도토리밭에 가서 사람검색을 통해
다행스럽게 찾아 내었습니다. 저 참 머리 잘 돌아 가지요? ㅎㅎㅎ
뒷모습도 아름다운 어머니와 아들입니다.
종일 걸으면서 몇 번 마주쳤던 진사님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것일까요?
역시
방문자센터의 친절하신 선생님들
늘 반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
만경원의 붉은 인동도 피고지고....이젠 몇송이만 피었습니다.
오늘 스친 인연들
사람도,꽃도,하찮은 곤충들도
제게는 소중한 만남이며 마음에 작은 등을 밝혀둔 것처럼 행복한 향기를 내어 주리라 믿습니다.
내가 끌려가는 게 아니라,내가 밀고가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꿈이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아주 오래전에
다른 사람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것을
자기 것인 양 믿고 산다.
-광수생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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