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집 안에 쓰고 있는 가전제품들이 줄줄이 고장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인터폰 까지 한 바퀴 돌고 나니까 잠잠해지더군요.
그 때 들었던 생각인데
저를 중심으로 기가 막히면 그런 변화가 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여름도 그 몇 해 전 여름과 같이
카메라 렌즈 한 개 가 고장이 나기에
당장 필요 한 게 아니니 망원과 메크로 렌즈만 들고 다녔지요.
엊그제는 망원렌즈가 고장이 났지요.
아침 에A/S 센타에 들러 고쳐 주십사 부탁을 하고 물향기 수목원으로 내달았는데
오후에 카메라마저 고장이 나고 마는군요.
수목원도
푹푹 찌는 정도를 넘어서 사람을 야무지게 구워내려는 것 같았습니다.
발이 화끈 거릴만큼 더웠어요.
반 바퀴 돌고 그늘에서 땀을 식혀야지 했지만 이미 손수건 두개는 젖은 빨래가 되었습니다.
개오동나무를 올려다 보니
느낌이 좋았습니다.
이 나리는 땅나리도 중나리도 ,참나리도 아닌 것이
어중간한 나리가 되어 피어 있었습니다.
구입을 해서 심은 것이니 품종중에 하나인 것 같구요.
범부채는 그동안 바삐 피고 지고했습니다.
곰취는 나물도 좋지만
꽃으로 심어두고 봐도 좋을 것 같지요?
요 귀여운 벌노랑이 (서양벌노랑이입니다)
생뚱맞게 공터에 한 포기 자라난 어저귀가 보입니다.
키가 우리 두배 이상 되는 호장근은 꽃이 피지 않았는데
작은 키의 호장근은 꽃을 피우고...
벌 나비들 좋아하는 벌개미취가 피기시작합니다.
절구공이를 닮아 이름을 절굿대라 했을까요?
자세히 보니 참 예쁜꽃들이 모여 공처럼 보입니다.
백련
한 송이가 우아하게 피어 바람을 탑니다.
천수경을 아는만큼 기억해 봅니다.
콩알만한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한 마리가 운동장만한 연 잎에 자리했네요.
생이가래와 가래가 사이좋게 살고 있습니다.
가래는 기세등등
세력을 넓혀 마름을 구석으로 몰아갑니다.
한련초는 얌전하게 피어 작은연못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 알고 있다는듯...
이 화초호박은 참외를 매달아 놓은 것 아닐까 만져보게 했습니다.
호박이 맞습니다.
온실에 푸르메리아가 예쁘게 피었습니다.
하와이안러브라고도 한다네요.
병아리꽃나무 열매가 구운 계란을 닮았습니다.
찜질방 구운 계란 아시죠?
헛개나무를 발견 했지만 너무 높아서
열매를 자세히 담을 수 없었어요.
섬오갈피의 잎은 윤기 있고 모양도 예뻐요.
줄기에 가시가 아래를 향해 달려있습니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꽃 ~
진딧물만 꼬이지 않아도 좋을텐데...
해당화는 여전하고
모감주나무는 꽃 진 자리에 작은 풍선들을 주렁주렁
능소화가 피어 있는 거리
환하게 파어난 꽃 길을 연인이 걷습니다.
그림이 될 것 같다고 카메라를 들었는데
이 사진 을 마지막으로 카메라 마저 돌아가셨습니다. 흑흑
재게 고쳐 달라고 부탁은 했지만
카메라와 렌즈들 입원 중
내일은 누굴 벗하고 살죠?
도미노게임이 끝난 것 처럼 오늘은 허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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