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저곳에 꽃들이 피어나는 요즘
철을 모르는 눈이 내렸다.
사람도 세상의 사물도
때를 맞추지 못하면 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생뚱맞을만큼 폭설이 내리던 지난 밤
아침에 미처 녹지 않은 눈이 지붕을 덮고있다.
세상이 하도 어수선해서
하늘의 시계도 고장난 것은 아닐까?
커피 한 잔을 들고 앉아본다.
아침을 거르고 나가는 두 아이
입맛이라도 다시고 나가게 하려고
딸기주스 만들어 예쁜잔에 담아 놓았건만
그 마저도 마실 시간이 없단다. ㅠㅠ
아침 여섯시 두 녀석의 출근전쟁
그리 바삐 나갔다가
밤 12시나 돼야 빼꼼히 디밀고 들어오는 아이들
이런저런 이야기 나눌 시간도 거의 없다.
참 바쁘게 지나가는 시간들이다.
달력의 첫 장을 뜯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이 눈 앞에 있다.
백목련 흐드러지게 핀 파란 하늘이 보고싶다.
누군가에게 편지라도 써 보고 싶은 봄날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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