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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따라바람따라

선암사 홍매를 찾아

해마다 벼르던 일 중에 하나가 선암사 홍매를 만나러 가는 일이었습니다.

올해도 그 시기를 보며 노심초사 하던 끝에

그동안의 정황을 참고해서 28일에 맞추었지요.

좋은 친구가 동행해준다니 매화향기만큼이나 저를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이었습니다.

일요일 밤에 출발

여수에 도착해 아침을 맞이하고 다시 선암사로 올라갔지요.

길 옆에 피어있는 작은 풀꽃들을 눈맞춤하며 걷는 길이

따사로운 봄 날씨처럼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지난 여름에 힘차게 흐르던 계곡의 물소리는

겨울을 배웅하듯 싱그런 소리를 냅니다.

 

개별꽃이 피었습니다.

중부이남은 역시 봄소식이 빠름을 실감합니다.

 

승선교 아래에서

강선루를 담아 달력의 한 페이지처럼 만들어야지 했는데...

강선루는 보수공사중이었기에 담지 못했습니다.

 

계곡의 이끼도 더 초록이 짙어졌습니다.

 

 

마삭줄도 또 다른 인연을 향해 잘 자라겠지요.

 

금식나무를 만났습니다.

열매는 처움 보는군요

 

 

선각당 뜰에 복수초도 피어있구요.

 

언제나 씩씩한 자세로 잘 자라는 자주괴불주머니입니다.

 

 

 

비자나무꽃입니다.

 

선암사 일주문을 들어서며

설렘이 더 커졌습니다.

홍매는 얼만큼 꽃잎을 열었을까요?

 

 

 

 

 

 

상사초는 언땅을 비집고 제일먼저 올라옵니다.

 

 

담장너머로 보이는 매화

그리고 바람결에 다가오는 향기...

가슴은 두근두근

 

아~ 예뻐라.

작디작은 꽃마리

예뻐서 눈맞춤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사님이 눈에 띄기에 부지런히 저도 달려가 봅니다.

프로진사님 같습니다.

컨닝을 해야겠습니다.

 

이런 이런 ~

청매는 피었는데

애 타게 만나고 싶은 홍매는 입을 꾸욱 다물고 있습니다.

아직은 인연이 아닌것 같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시절.

이들의 예쁜사랑이 부럽기만합니다.

 

 

 

 

 

홍매는 딱 요정도입니다.

그래도 붉은입술임을 확인하니 반갑기만합니다.

 

 

 

 

청매

 

 

뜰에 핀 작은 풀꽃

이름은 큰개불알풀꽃

 

산수유와 매화는 대화중

 

 

누운 소나무를 보며

긴 세월을 가늠해 봅니다.

 

선암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창작과비평사.1999>

 

 

뒤깐입니다.

정호승시인의 시를 마음속으로 외워보며

저도 사용을 해 보았는데

어린시절의 기억이 잊혀진 탓인지 무서웠습니다 ^^

 

 

가지 끝마다 선홍색 매화가 피어나면

인연들을 만나고

엽서 한 장처럼 가슴속에 안기겠지요.

 

 

 

 

 

 

감로수 한 잔에

먼 길 내려온 숨을 한 번돌리고

 

은목서의 향기도 생각해봅니다.

 

 

배롱나무꽃이 피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가까이 산다면 자주 올텐데...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는동안

매화향기가 있어 좋았습니다.

 

바위틈에 자리잡은 제비꽃이 배웅을 하는군요.

 

 

뿔나비가 길 잃지 말고

선암사 잊지말고 다시오라는듯

나풀대며 앞장섭니다.

 

 

주차장 가까이 왔을때

상가 뜰에 피어 반기는 홍매입니다.

화사하지요?

 

 

봄동이 꽃을 피웠습니다.

빌로드제니등에가 마실을 왔네요.

 

네발나비도 어디선가 날아들었습니다.

제가 온줄 아는 모양입니다.

반가웠습니다.

 

떠나는 발걸음 못내 아쉬워

또 매화 앞에 선 친구입니다.

봄날의 시계는 좀 더디가게 만들고 싶습니다.

 

 금둔사에는 홍매가 한창이라는 기별에

그 곳을 향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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