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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따라바람따라

안면도 야생화 기행

 

해안가에서 한발짝 물러난 바닷속에 또 하나의 작은 섬이 떠 있었다. 

섬이라기보다 돌팔매질한 작은 돌멩이와 같은 바위섬이었다. 

섬 속에 또 하나의 섬이 떠 있는 셈이었다. 

그 바위섬 속에 한눈에도 암자임을 알 수 있는 건물이 마치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석화(石花)처럼 세워져 있었다.

  간월암이다.

  나는 하늘도, 바다도 모두 붉은 핏빛으로 충혈되어 있는 풍경 속에 니는 석양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눈부신 암자의 모습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그러나 나는 그곳으로 갈 수 없었다.

  부풀어오를 대로 오른 만조는 섬에서 암자로 가는 길을 바닷물로 막아버린 셈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암자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바닷가에 앉아 물이 빠져 간조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껏 물은 차 올라와 그 고비가 지난 후였으므로 파도는 조금씩 기세를 잃고

썰물로 돌아서고 있었지만 아직도 바닷물은 깊어 걸어서 암자로 가기까지는 한참을 더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키 작은 대나무 숲이 우거진 섬의 기슭에 주저앉았다. 

어리잡아 간월암이 있는 섬까지의 거리는 백여 미터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거리. 

그 짧은 거리를 바닷물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섬 속의 섬인 간월암은 하루에 네번씩 밀물과 썰물이 번갈아 일어남으로써

밀물 때엔 꼼짝없이 섬으로부터도 버림을 받아 고도(孤島)가 되어버린다.

 -길없는 길 중에-

 

간월암의 황금빛 노을도

은은한 달빛도 마주 할 수 없는 시간이었지만

늘 간월암은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부처님 오신 날이 머지 않아

많은 이들의 기원이 담긴 등이 걸려 있고...

 

 

맑은 날의 하늘을 인 팽나무 새 잎이 싱그럽다.

 

작은 문을 통과하며 근심은 다

너른 품에 내려 놓고...

 

바람에 지지대가 쓰러져 연등은 뜰에 내려 앉았다.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 본 간월암

 

동심으로 돌아 간 여행객들

 

해안가 식물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식물들이라

늘 새롭고 반갑다.

꽃쟁이가 꽃을 두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해변가에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반디지치

파란 별처럼 나를 반겨 주었다.

 

 

골무꽃

 

풀솜대 (지장보살)

 

꽃이 예년에 비해 조금 늦은 것 같다.

아직 애기나리가 피어 있었다.

 

섬 지방엔 난초들이 잘 자란다.

황금이 대세인 요즘

금난초를 만난것은 큰 의미와 행운이었다.

 

 

 

 

빛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열심히 눈을 맞추지만

돌아 와 보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경쾌한 셔터 소리에 만족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웃기로 한다.

 

 

 

 

애기풀도 이젠 조금 자랐고.

 

숲속의 머리 긴 처자 옥녀꽃대.

중부이남에서 자라는듯

경기권에선 발견되지 않은 걸로 안다.

새우란과 사이 좋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이름모를 나방도 나비인척 앉았있다.

 

아시아실잠자리

저 연약한 몸 짓으로 부지런히 날고 있었다.

 

새우난초

숲 속에 피어 있어 꽃의 색감을 표현하기 까다로운 꽃

그래도 작은 나비가 날아 오르듯

기쁨으로 다가오는 모습.

 

 

큰구술붕이도 나 여기 있어요 ! 하는듯 ^^

 

제비꽃

이 곳으 제비꽃은 또 다른 모습이다.

섬제비꽃일까?

 

천남성

 

초피나무

초피나무의 가시는 마주나고 잎이 둥근편이다.

남쪽지방에 자란다.

향이 강하다.

 

햇살에 빛나는 산뽕나무

 

붉나무

 

비목나무

 

점심식사 후 쉬던 식당의 작은 강아지

아쉬운듯 꼬리를 흔들며 배웅한다.

 

와~ 바다다.

꽃지의 일몰을 볼 시간은 아니었지만

유채꽃이 반겨주고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 주니

기분은 최고였다.

 

 

 

조금 여유롭게 이런 죄판 옆에 앉아

싱싱한 바다 맛을 보는 것도 좋겠지.

 

멋진 작품이 탄생할 것 같은 예사롭지 않은 폼 ~

 

 

예쁜 아기를 안고 온 젊은 엄마

아기는 순간 최상의 모델이 되었고

우리 일행은 모두 시선을 한 곳에 모았다.

 

빈 바다

다시 채워질 것을 알기에

우리의 일상도 충전 뒤에 또 허전함이 느껴진다면

서슴없이 또 이 바다로 달려 올지 모를 일이다.

 

해는 길어 졌지만

좋은 사람들이 동행하는 기행은

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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