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길목
일기예보는 정확했고
종일 비는 그침 없이 내리는 날
수목원은 빗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습지엔 이름 모를 버섯들이 돋기 시작했다.
꽃들도 소리 없이 지고
새들은 어느 곳에서 비를 피하는지 조용하다.
비내리는 수목원은 고요하고 추적대는 빗소리만 가까이 들리는 화요일이다.
몇 분 되지 않는 방문객 중에 예쁜 꼬까신을 신으신 분이 있어
모델을 청했다.
안젤로니아는 수채화처럼 내 앞에 있었다.
제주상사화
물기 어린 모습이 더욱 애처롭고
벌개미취는 꽃 잔치를 벌렸지만
오가는 나비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붉나무 잎을 후두둑 내리 치는 빗방울들 ...
연못가엔
고운 단풍잎 떨어져 가을 느낌을 더 하고
말없이 지고 만 능소화의 꽃잎은 더욱 붉다 (미국능소화)
이제 추워질 때 까지 피어 있을 메리골드품종
새박덩굴
참 부지런하기는 청설모인듯 ~
먹이 찾아 열심히 오르내리기도 하고 사람을 보면
영악하게 따라 붙기도 한다.
이름모를 버섯들...
곰취
산사나무
누린내풀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독활(땅두릅)
괴불나무 열매
비에 아랑곳 않고 우정은 추억을 만들고...
비의 양이 늘고
우산을 쓴 채 사진을 담기에는 무리...철수!
그래도 좋은 이들과 함께 비오는 수목원을 맨발로 걸어 보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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