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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따라바람따라

겨울 산사의 그림을 찾아서 /예산 수덕사

 

가끔 혼자서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아이들은 이제  내 보호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성인이 되었으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 되었다.

무엇을 배우고 ,어떤 취미를 가지고 또 어디를 여행하든

누구의 허락이 그리 필요하지 않은 지금이 딱 좋다.

발길 닿는대로 떠나는 것이 우선 첫째 조건이지만 집에서 너무 멀면 당일 돌아 오지 못할 염려가 있으니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시간을 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오늘의 행선지는 예산 덕숭산에 있는 수덕사

수덕사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는 작가와 그림을 만나는 것이 목적이다.

수원역에서 출발하는 장항선을 타고 예산으로 GO!GO!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 예쁜가방

 

 예산역에 내렸으니 버스 시간이 잘 맞지 않아 40여분을 기다렸다.

수덕사에 도착하니 쌀쌀한 바람이 볼에 닿아 추웠다.

손도 시리고~

 

곤줄박이 한 마리 나타나 잘 왔다고 반기는듯 ...

 

수덕사 미술관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이 이 곳에 있다.

 

 

 

 

 

우전 마진식 화가.

 

 

 

작은 들꽃들을 오래 된 목재에 아크릴을 사용 그림을 그린 것이 대부분

어떻게 그림을 나무에 그리시게 되셨냐고 여쭈니

재개발로 헐리는 오래 된 집의 나무 대문이나 쓸만한 목재들이 버려지는게 안타까워

한 두점씩 구하다 보니 그림을 그리면 좋을 것 같아 풀꽃을 주로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꽃과나비.

내가 좋아하는 나비도 있고 새도 있다.

그림을 보고 또 보고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런 예쁜 그림을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작가님의 허락하에 작품 몇 점을 담아 올 수 있었다.

 

물방울을 어찌나 표현을 잘 하셨는지

손가락을 대면 또르르 내 손가락을 타고 따라 올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어느작품이라고 마음에 들지 않을까만

환희라는 제목이 맘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들었던 작품

 

 

 

 

 

 

 

 

 

전시실을 나와

수덕사 경내를 돌아 보았다.

초겨울의 맑은 날씨

하늘은 높고 청명하다.

 

 

홍주마을에 사는 수덕이란 도령이 있었다. 수덕고령은 훌륭한 가문의 도령이었는데, 어느 날 사냥을 나갔다가 사냥터의 먼 발치에서 낭자를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집에 돌아와 곧 상사병에 걸린 도령은 수소문한 결과 그 낭자가 건너마을에 혼자 사는 덕숭낭자라는 것을 알게 되어 청혼을 했으나 여러 번 거절당한다.

 

수덕도령의 끈질긴 청혼으로 마침내 덕숭낭자는 자기 집 근처에 절을 하나 지어 줄 것을 조건으로 청혼을 허락하였다. 수덕도령은 기쁜 마음으로 절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탐욕스런 마음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절을 완성하는 순간 불이 나서 소실되었다. 다시 목욕재개하고 예배 후 절을 지었으나 이따금 떠오르는 낭자의 생각 때문에 다시 불이 일어 완성하지 못했다. 세 번째는 오로지 부처님만을 생각하고 절을 다 지었다.
그 후 낭자는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했으나 수덕도령이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이를 참지 못한 수덕도령이 덕숭낭자를 강제로 끌어안는 순간 뇌성벽력이 일면서 낭자는 어디론가 가 버리고 낭자의 한 쪽 버선만이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는 바위로 변하고 옆에는 버선모양의 하얀 꽃이 피어 있었다. 이 꽃을 버선꽃(골담초)이라 한다. 낭자는 관음보살의 화신이었으며 이후 수덕사는 수덕도령의 이름을 따고 산은 덕숭낭자의 이름을 따서 덕숭산이라 하여 덕숭산 수덕사라 하였다는 전설이다.

 

 

대웅전 옆 바위위에 핀 골담초

 

 

 

 

 

 

 

 

 

견성암에 있는 당매자나무

수령이 꽤 된듯 했다.

 

맞대고 살아 가는 나무들

우리도 인연 닿은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고 살아 가고 있다.

 

 

 

 

 

 

 

 

 

 

 

 

 

 

 

 

 

 

 

 

 

철적은 개나리들은 피어있고

 

 

 

뜰에 남은 국화들도 창백하게 떨고 있다.

 

 

 

 

 

아직 남은 단풍은 햇살 받아 곱고

 

 

 

 

 

 

작은 돌 확에 갇힌 나뭇잎은 얼음속에 정지된 모습이다.

 

 

청미래덩굴

 

 

 

나는 그 자리에 있어도

생각이 흔들고 바람이 흔들고...

 

짧아진 해님

사라지면 추울까봐 타박타박 걷는 길

 

 

 

 돌아 오 때는 오후 4시 12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탔다.

다섯 시가 되니 노을이 곱다.

아름다운 11월의 마지막 날이 가고 있다...

 

 

기차

수원역->예산역

오전 6.56/8.03/8.50/10.5/

시간 1시간 20분 소요

요금 평일 특급 8,300원 무궁화 5,500원

주말 할증있음

오후 예산 ㅡ>수원

15.27/16.12/17.26/18.15/19.18/20.20/21.20/22.23

 

예산에서 수덕사 행 버스

9.55/11.05/12.15/13.30

한 시간 소요 요금 1,100원

 

수덕사에서 예산행 오후시간

13.45/14.40/15.20/16.35/17.05/19.00/20.35

여행은 어울림이다.

여행은 느림을 배우는 일이다.

기차에서 시제를 지내러 떠나는 어르신들의 대화

몇대조 할아버지가 어디 계시고 몇대조 할아버지는 어디 계시고...부터

동네의 누구네가 송아지를 샀네 파네 까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대화를 나누시는데

내 귀에도 생소하게 들리니 요즘 젊은 청년들은 계보니 촌수니 그런 것들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도 모를 것 같았다.

시내버스가 정해진 시간에 오지 않아 조바심을 내고 있는 나에게

햇살 바른 긴 의자를 가리키며

"앉아 있다 보면 와유~ 빼먹는 일은 읎슈!"

 하며 느긋하게 일러 주시는 할머니

10분쯤 지나서 온 버스기사님

가는 길 동안 동네 할머니가 길 건너기 좋은 곳에 내려 주시며 "찬찬히 살펴 가유~"

친절하시다 했더니

"워뜌! 쓸만하쥬.노인들은 다리가 아퍼서 가시기 존데 내려드려야 해유!"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난다 .

차창밖으로 지나가는 빈 들판의 풍경도 빈 나뭇가지들도 다 여유롭다.

내 차에 앉아 낮은 곳과 앞모습만 보던 것과는 영 다르다.

대화도 느리고 버스 속도도 느리지만 불평 한 마디 없이

작은 동네도 들르고 저수지 갓길의 교행이 안되는 곳도

바람처럼 빠져가며 잘도 달린다.

그래 어차피 여유롭게 여행 하기로 했는데 뭐 그리 조바심이냐.

버스에서 내리는데

"나가는 시간 살피고 절에 올라가유~ 그래야 고생을 덜 하니께! "

참 친절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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